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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 2025. 1. 23. 23:02

     
     
    🦊 길잃은 방랑자 -> 아가레스
     
     
    * 편하게 받아주세요!
       PC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증거 인멸이라도 하려는 듯이 숨겨진 손은 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상태로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에이, 난 또. 불쾌한 줄 알았지. 네 한마디에 금방 웃는 얼굴로 돌아온다. "다행이네~" ... 네가 이쪽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다는 오해는 그대로였지만.



    "알아. 그래도... 평균으로 따져봤을 때도, 외형으로도 나랑 얼추 비슷하길래. 아니면 뭐, 어르신 취급이라도 해주길 바라?"

    씩 웃으며 널 쳐다본다. 네가 생각하는 범위 밖, 그러니까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이라는 걸 알면, 너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고 쉽게 밝힐 생각은 없고. 역시 너한테 이상한 사람 취급받고 싶지는 않다.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끝맺음이 지어지지 않은 너와 달리 망설임 없이 답한다. 야박할 정도로 자꾸만 시선을 돌리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측조차 할 수가 없다. 많은 걸 바랬다 생각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너는 뭐가 두려워 이렇게 답을 피하는가. 약간은 지친 마음으로 저도 고개를 돌리는데...

    " ㅡ "

    애석하게도 바람은 널 돕지 않는다. 조용한 공간, 둘만 있는 곳에서 소리가 쉽게 사라질 리도 없고... 다만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어 끔뻑끔뻑... 고개를 네 쪽으로 도로 돌리고는 말없이 바라본다.

    "인정하는 게 너무 느린 거 아니야? ...뭐어. 이제라도 알아봐 줬으면 됐어~"

    매번 같은 반응, 비슷한 대사. 단순히 게임 속 인물이라 여겼던 네가 어쩌다 나와 여기서 이러고 있더라... 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때마다 확실해진다. 너도 나와 같은 사람이다. 즐겁게 대화도 나누고
    (일방적인 착각인가?) 나름... 신경도 쓰이는.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슬그머니 자리 잡는다. 아, 어쩌지. 역시 이대로 꿈이 깨져버리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



    "당연하지. 내가 방금 추가한 조항이니까. 억울하면 아가레스도 뭐 하나 추가하든지~"

    아차. 한... 일주일동안 알짱거리지 않기, 같은 걸 내걸면 어쩌나. 순간적으로 후회했으나 이미 뱉은 말을 거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 매정한 용족은 아무래도 단서를 쥐여줄 생각이 없어 보이지. 아니면 정말로 없던 것일 수도 있고... 속으로 그날의 루트를 생각해 본다. 별 수 있나. 도박장, 상점 순으로 찾다 보면 나타나지 않을까. 네가 그날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주어야 할 텐데. ...그렇게 머리 굴리는 것이 다 티가 날 정도로 인상을 찌푸린 채로 한-참을 있는다. 끄으응, 소리를 내며 팔짱도 끼고.... 

    "...뭐~ 어떻게든 되겠지이. 
    (팔자 좋게 헤헹 웃는다. 아무래도 별다른 방법은 생각해 내지 못한 듯...) 난 어디든 탁 트인 곳이 좋아. 널찍하고... 바다나 초원 같은데. 하늘이랑 맞닿아있는 곳을 보고 있으면 시원하고...바람도 잘 불고, 어딘가 뻥 뚫린 기분이잖아."

    그냥. 알고 있으라고.



    축 처진 상태에서 힐끔... 네쪽 바라보면... 뭐, 예상은 했다만. 위로라거나 거짓일지라도 허울 좋은 말 따위 해줄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이지. 이제는 고개까지 확 돌려버린다. 한숨 폭
    (이번에는 조금 크게...) 쉬고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 돌아온다. ... ...그래도 뭔가 얄밉네. 고개 돌린 네 얼굴 빤... 바라보다 꼬리로 툭-, 네 등 한번 때려버리고 모른 척, 고개 돌린다. 네가 아까 했던 짓 그대로. 


    있는 힘껏 때리기는 했지만. 아프지도 않았잖아. ...아팠나?

     


    그렇게 아무 말도 안 하면 정말 마음대로 생각해 버릴 텐데. 그 말도 진심이었다. 말 그대로, 네 이야기라면 뭐든 상관없다고. 이마저도 불편했나? 찰나의 순간 인상을 찌푸렸던 것을 기억하고 고개를 기울인다. 그래도 찰나였다. 자신의 표정을 신경이라도 쓰고 있던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럼 그렇지. 이번엔 조금 더, 오래 마주쳐줄까 했는데. 네 눈 보기가 이렇게 힘들다. 아래로 내려가는 시선 굳이 쫓지는 않는다. 이런 모습은 또 낯설어 괜히... 계속 지켜나 볼까 싶어서.



    "...썩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네."

    느릿하게 끔벅이며 네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 일방적으로 당할 성격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시선이 네 왼쪽 눈에서부터 뿔로 옮겨간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지. 아니면 무뎌진 건지. 큰 변화 없는 얼굴을 지켜보다... 저도 툭 내뱉듯이 답한다.
    "응."

    꽤 옛날이라면 어린 시절이었을까. 왜 미움 받았어? 용족 이야기를 달가워하지 않던 것도 이런 이유였을까. 아직도 궁금한 것이 한가득이라. 지금 분위기는 썩 나쁘지 않으니... 너만 괜찮다면, 이대로 전부 들려주지 않을까. 하고.


    "그래도 듣고 싶어. 궁금해."

     
     


    언젠가 답을 찾으면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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