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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 2025. 1. 25. 18:33

     

     

    🦊 길잃은 방랑자 -> 츄즈S2엔젤링 

     


     

     

    시간이 얼마나 흘렀나. 정확히 말하면 심통 난 '척' 이었으나... 맞지도 않는 연기 하려고 보니 얼굴이 뻐끔거리는 느낌이다. ...이만 하면 되었을까. 분명 오래 지나지도 않았을 텐데 고요함에 괜히 어색해지려는 것이다. 너는 지금 무슨 고민을 하고 있나. 슬쩍... 고개를 도로 돌려 네 얼굴을 확인할 때쯤, 답변이 들려온다.

    "비즈니스적-으로 엮인 사이는 아무래도, 어느 정도 선이 있을 수 있으니까. 오래 알고 지내지 않은 이상. (앗.) 물론~ 나랑도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음. 말을 고르는 듯 잠시 뜸 들인다.) 그래도 난 그쪽보다는 츄즈쨩이랑 더 가까워지고 싶으니까. 한 명쯤은 이렇게... 고민거리라던가, 궁금한 점이라던가.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잖아."

    '조금씩 알아가고 싶어요.' 네 말이 끝나자마자 활짝, 기쁜 티를 낸다. 시선이 맞닿아있지 않는 건 여전했으나... 한 음절씩 꾹꾹 눌러 말하는 모습이, 거짓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물론 상대가 너기도 하고... 어쩐지, 나한테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신뢰 때문에? 적어도 아까보다는 편안해 보이는 반응에 이 정도면 되었지, 저 또한 마음을 놓은 듯 가벼이 웃었다.



    여성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남성 유저도 아니고, 양아치... 같은 사람은 더더욱 아니지만. 실제로 성격은 게임 속 모습과 상당히 유사했다. 어쩌면 하는 짓거리도... 꼭 제 몸에 빙의한 것 마냥, 컨셉 같은 것도 딱히 없었으니... 다만, 네가 실제 모습에 대해 걱정하는 것 같아 툭 던져본 질문이었다. ...도망가고 싶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도 들고...

    "...엉? (예상외의 답변. 두 눈만 끔뻑거린다) 말도 못 걸고 가버린다고 답해도, 상처받지 않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 (히죽...) 내가 좋게 보인 것 같아서 다행이야. 알겠지? 나도 지금 딱, 그 마음이니까. 더는 걱정하지 말라고."

    이런. 너무 아팠나? 그..렇게 세게 잡아당기지도 않았는데! 살려달란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저도 화들짝, 놀라 손을 놓아버린다. ...네 손이 위로 덮어져 이도 저도 못 한 채... 그대로 볼 위에 올려져 있었지만. 삐질 거리며 또다시 네 눈치 살살... 살피기 시작한다. "...아팠어?"

     




    난생처음 겪는 반응, 아무래도 누군가와 시선을 마주하는 일에 익숙지 않은 것 같지. 다가갈수록 붉어지던 얼굴이 재미있다는 듯 실실거리면서도 네가 진정할 수 있도록 느릿하게 토닥여준다.

     할 말이 있다는 듯 벙긋거리면서도, 연이어 들리는 말에 ...그런가? 싶어지는 것이다. 네가 말하는 것들은 정말인 것 같아서. 귀엽다... 라는 소리를 들을 때에는 어색한 느낌이 잔뜩 들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지만. 꼬리도 쭈뼛거리고... ...그래도 나름, 듣기 싫은 소리는 아니었다.

    "그럼~ 츄즈쨩은 내 친구이자 고양이야. 단순히 캐릭터가 고양이라서가 아니라,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마찬가지로 귀엽잖아."

    어깨에 닿는 머리에 눈 한 번 끔뻑, 시선을 네 쪽으로 돌린다. 저 또한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기울여 네 머리 위에 살포시 기대본다. 바람은 잔잔하고, 날씨는 좋고...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평화로운 하루였다.

    "좋아. 바빠서 까먹었다가 그대로 연락이 끊어져 버리면 서운할 거야. 앗, 그런데 어디다 적어줘야 하지~ 어디 보자아..."

     

     

     



    애석하게도 펜은 있고 종이는 없네. 어쩔 수 없지~ 라며 네 손바닥에 적어주었던 번호. 

    기억하고 있지? 개인 메시지로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뭔가 이편이 더 추억 돋잖아. 

    돌아가서도 연락해 줄 거라 믿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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