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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니 답할게, 너랑 같이 있고 싶다고.
    로그 2024. 8. 2. 17:26



      레아 에벌리 -> 유니 스칼렛

     

     

     *  PC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네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그러고보니 첫만남에 비해 많이 달라졌지. 지금 생각해도, 도서관에서 침 흘리고 있던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더라. 더 이상 졸지도 않고 덤벙대지도 않고. 무서운 걸 봐도 반응하지 않고... 한때는 연속되는 실패에 가라앉는 듯한 모습을 보며 걱정했던 때도 있었지만, 결국에 너는 그를 이겨내고 제 예상보다 훌륭히 성장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또, 즐거웠다고. 함께 지내온 세월이 생각보다 제법, ...훨씬.

     

     


    동거해 보지 않을래? 라는 제안을 받은 순간, 많이 놀랐는데. 표정이 어땠더라? 놀라움, 당황함... 반가움, 기쁨... 확실한 건 벙찐 얼굴로 바보같이 너를 바라봤던 것은 안다. 그 상태로 몇 초 동안 서 있다가, 반사적으로 웃음을 터트린다. 짧은 웃음소리 뒤로 표정을 갈무리 짓고는 대답한다. 입꼬리에 미미한 웃음이 걸려있고 끝에 장난스러운 한마디도 덧붙이며,

    "그래. 너랑 같이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네. 귀가 안 좋은 네 상태도 있고, 나도 소란스러운 곳은 질색이니까. 한적한 곳으로 가서 새로운 생활을 즐겨볼까. 거기서 꾸준히 관리받다 보면, 네 귀가 어쩌면 나아질지도 모르잖아. 이렇게 말해놓고 나중에 가서 싫다고 도망가면 안 돼."

     


    자신이랑 그렇게 다투고 돌아갔으면서, 방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단 말이지. 제 인형 볼을 괴롭혔다는 말에 잠시동안 너 흘겨보다가도, 그런 네 행동이 귀엽다 느껴져 웃음이 새어나오고 만다. ...그리고 이어지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살짝씩 네 손을 주무르기도 하고, 손가락을 꼼지락 대기도... 좋은 분위기, 좋은 기분에 저도 모르게 장난이 치고 싶었나 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너도 느꼈는지, 말이 멈추었다. 번갈아 보는 시선에 고개만 기울여 의뭉스러운 얼굴 짓고 모르는 척... 

    ...

    한참을 마주 보는 데, 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 같지? 헛기침 뱉으며 먼저 고개를 돌려버린다. 상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쓸데없는 생각. 그냥, 나도 너한테 못난 소리하고는 했는데 지금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 했어. 근데 네가 말하는 거 들으니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어서. 나중에 나랑 싸우더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가 너한테 잘못한 일이 생겨도, 나 너무 미워하면 안 돼."

     

     

     

     

    ━━━

     

    네가 하는 말들을 가만히 듣는다. 예나 지금이나 네 올곧고, 한결같은 신념을 듣고 있으면 '유니 스칼렛'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소중한 게 없었던 사람보다는, 소중한 걸 잃어본 사람이 더 간절한 법이라고 했나.

     

    사람 간의 정을 원하는 네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네가 원하는 애정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옛날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자꾸만 너한테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무의식중에라도 눈이 가는 것도 일종의 정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입 밖으로 내어놓지 않을 말인데. 

     

    ...라고, 생각했지만.


    너는 모르고 있을 일. 너와 나누었던 추억들... 그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혼자서 돌이켜보고는 했다고. 그런데, 네가 없어진 이후로는 더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네 이야기를 전부 알고 나서도 모르겠는데. 남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너의 말을 들으며 덤덤한 척, 내가 네 뜻을 어떻게 막겠어. 받아들이다가도 그 말이 자꾸만 제 속을 후벼판다. 그게 불안함이란 것을 머릿속으로 어렴풋하게 느껴도 모른 척했었으나 이제는,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못 해줄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해줄까. 사실은 난, 네가 이기적으로 굴었으면 해. 네가 왜 그렇게 강해지려 했는지도, 너와 비슷한 일을 겪는 아이들이 안 생겼으면 한다는 거 알고 있지만. 그래도... 최악의 상황에서는 네 목숨을 우선적으로 생각해보면 안 되는걸까. 명예 제대니 뭐니, 그런 거 챙기려 들지 말고. 그냥... 끝까지 살았으면 좋겠다고. ...알아. 이건 내 욕심이야."

    숭고한 희생이 다 무슨 소용이야. 누군가를 살리지 못했다는 후회보다는, 누군가를 살리고 죽음을 받아들이기 직전, 겪을 후회가 더 컸으면 좋겠어. 마음 다잡고 있는 사람 흔들어서 못나 보일까? 아니면 넌...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내 말 따위 너의 앞길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기껏 용기 내 뱉은 말이니. 한 번쯤은 더,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 그래도 이걸 소원으로 빌지는 않았잖아.

     

     



    "블루웨이브라면 B구에 가봐야겠네. 나도 듣기만 해봤지, 직접 가본 적은 없거든. 만약 가게 된다면, ...너랑 가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어. 그 외에도 많이 다녀볼까. 휴가 때처럼 같이 피아노를 쳐도 좋고, 춤을 춰도 좋으니. 아니면 새로운 걸 함께 해봐도 되고."

     




     

     

     

     

     

    " 앞으로도 계속... "



     

     

     

     

    "너랑 같이 있고 싶어." 




     

     

     



    너랑 한 약속도, 하고 싶은 것들도 많아서. 아무리 죽을 것 같은 임무에서도 꼭 살아 돌아와야 할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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