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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 2024. 7. 31. 20:10

     

     

      레아 에벌리 -> 유니 스칼렛

     

     

    * 편하게 받아주세요!

       PC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심통 난 얼굴에 작게 웃음만 터트린다. 이러니까 괜히 더 짓궂게 굴고 싶어지잖아.

     

     

    "욕심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 정도면 그냥 하루 종일 붙어있어야 할 수준인데. 아예 같이 살자고 그러지 그래. (헛웃음 뱉는다. 음,) 근데...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아. 나도 그러니까. 너한테 일어나는 좋은 일도, 슬픈 일도 공유받고 싶어. 너에 대해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많아졌으면 해.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몇 초 동안 가만히 서서... 무슨 말을 해야 제대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머뭇거리다 '...지금도, 앞으로도 연락 많이 하고 지내야겠네.'  정도의 말이나 더한다.

     

     


    "모를 만도 하지. 주위를 살필 정도로 네가 여유 있어 보이지도 않았는데. 3학년 때 나랑 룸메이트였던 건 기억하니? ...그건, ...그런 것까지 내가 어떻게 알아. 훈련실이나, 기숙사나... 이런 데에서 보고 있었다는 소리잖아. (살짝 짜증 부린다...) 나랑 한창 사이 안 좋을 때에도 ...가지고 놀았어?"

    되려 마주 잡히는 손에 신경이 쏠린다. 자연스레 시선이 그쪽으로 향한다. 화상 자국이 새겨진 네 손 사이로 자잘한 상처가 흉터처럼 자리 잡고 있는 자기 손가락이 보이더라. 굳이 힘주어 잡지는 않고, 네 움직임대로 얌전히 내버려두기만 한다. 그러다 엄지손가락으로 느릿하게 쓸어내리는 게 은근슬쩍, 간지럽히는 것도 같고...

     

     


    "...너한테 사과받으려고 한 소리는 아니었는데. 알지, 너 기억력 좋은 거. 짧은 순간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다면서."

    순간 예전에 싸울 때 했던 말들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무슨 말을 했더라, 정신 차리라며 모난 말들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저 또한 기억력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너만 하지는 않으니. 

    흐릿한 기억 끄집어가며 불안한 얼굴 보이다가... 힘주어 잡는 감촉에 정신이 들었다. 이어서 네 중얼거림 들리고, ...아무렴 어떤가 싶다. 적어도 지금은 너와의 관계가 제법 괜찮아졌으니까. 최대한 이 순간을 즐기려는 듯, 더는 놓지 않을 것처럼 네 손 꼭 잡는다.

    "어쩌지. 이제 너랑은 좋은 추억만 쌓아야겠어."



     


    ━━━


    "그게 그렇게 섭섭했어? 아, 이제부터 말해준다니까... 아니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라도 다시 말해주길 바라니?"

    어느 정도 답을 예상하고는 던진 질문이었지만. 막상 들으니 기분이... 꽤 좋네. 이어서 목에 닿는 손길에는 조용히 네 얼굴만 응시한다.


    "너 같은 아이들이라면... 가족과 생이별한 아이들? 아무래도 코어니, 비코어니... 몇몇 사람들은 서로를 곱지 못한 시선으로 보고 있으니까. 이제는 지겨울 정도로 말이야. 테러나 폭동... 보통 그런 거로 피해받는 건 힘 없는 사람들이고."

     

     


    말하는 내내 마지막으로 들렸던 한 마디가 신경을 거스른다. 잠시 뜸 들이고...

    "...너는 아직도 소중한 사람이나, 다른 민간인을 위해서 널 희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야?"


     

     


    ━━━

    "일상에서 능력을 쓸 일은 없을 것 같고,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은 군인의 위치 따위 누가 캐내려하겠어. ...나한테 제어장치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소리야. 너랑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다고 말한 핑계였을 뿐이라고."

    ...

    "그러면 그만둘까. 나도 너 잃어버리기 싫으니까. 역시 한정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AI보다는, 직접 이렇게 볼 수 있는 네가 더 좋거든. 일을 그만두고 나면... 여행도 떠나고 싶고. 나는 보육원에서부터, 이 정도면 제법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니까. 힘쓴 나를 위한 보상... 뭐, 그런 거."

    반복되는 임무들, 조금이라도 한눈팔면 금세 날아오던 공격과 정신없이 굴러가는 테러 한복판에서 바다든, 초원이든. 탁 트인 곳에 조용히 있고 싶다 수도 없이 생각했다.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다 질릴 때까지 그저 혼자서만... 분명히 그랬는데.

     


    느릿하게 눈만 깜박인다. 또다시 침묵이 흐르다가... 이내 너와 눈을 맞춘다.


    "같이 갈래? 너랑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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